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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기업

브랜드로 가는 길목 열어준 'JDC면세점'
2019-06-26 조회 171 댓글 0

[인터뷰] 오정훈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센터(JDC) 면세사업단 영업처장


# 2018년 말 제주공항 면세점에 두 평 남짓의 사회적경제매장이 문을 열었다.

사회공헌, 업사이클링, 공정무역이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패션잡화 12개, 식품 3개 총 15개 브랜드가 입점되어 있다.

 JDC면세점 입점 초기 월 2,800만원 수준의 매출에서 시작했으나 운영된 지 5개월 만에 매출 6,000만 원을 돌파하며 성장 가능성을 뽐내고 있다.

사회적경제기업에 공간을 호기롭게 내어준 이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지정면세점(이하 JDC면세점)이다.

현재 (주)아트임팩트가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입점지원 사업을 통해 사회적경제기업의 면세점 판매를 지원하고 있다.

JDC면세점은 ‘사회적경제기업 제품은 명품 브랜드보다 인지도가 낮아 매출과 고객 반응이 담보돼 있지 않다’는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지난해 ‘BTS 백팩’으로 유명한 사회적기업 모어댄의 재활용 가죽 가방 '컨티뉴'(CONTINEW)를 필두로 본격 사회적경제매장 ‘이치’를 열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명품 브랜드들의 상품기획, 홍보, 판매 등을 관리해온 경험을 토대로, 입점 사회적경제기업의 매출 분석, 월별 프로모션 기획 등을 함께 하며 성장을 돕고 있다.


JDC면세점은 지난해 본격 사회적경제매장 ‘이치’를 열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사진=JDC면세점


연 1,500만명 규모 JDC면세점 내

사회적경제기업 전용매장 구축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국제자유도시 개발재원 조성과 관광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JDC 지정 면세점을 2002년 12월 설립하고 3개소 매장(공항면세점, 제주항면세점)을 현재 운영하고 있다. JDC면세점은 2018년 기준 5,157억원의 매출성과를 냈다.


JDC면세점은 연 1,500만명 규모로,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고객수를 자랑하는 면세점이다. JDC는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지난해 말 사회적경제기업 전용매장을 면세점 내 구축했다. 명품 브랜드들의 상품기획, 홍보, 판매 등을 관리해 온 경험을 토대로 사회적경제기업이 만든 제품을 브랜드로 만들어 주겠다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명품 아닌 사회적경제 제품으로”

뚝심으로 공공기관 사회적 가치 지킨 돈키호테


JDC면세점에 사회적경제기업 전용매장을 구축하고 브랜드화에 앞장선 인물이 있다. JDC면세점의 오정훈 면세사업단 영업처장이다.


오 처장은 본래 유통업계 출신이다. 2002년 JDC 창립멤버로 입사해 기획실을 거쳐 2017년 1월 면세사업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오 처장은 영업처를 담당하며 면세점을 ‘기존의 수익사업 관점’에서 ‘사회적 가치 추구 관점’으로 전환을 고민했다. 사회적경제와의 인연도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에서 시작됐다.


JDC면세점의 오정훈 면세사업단 영업처장은 JDC면세점에 사회적기업 전용매장을 구축하고 브랜드화에 앞장섰다./사진=조보영 기자


그러나 JDC면세점과 사회적경제와의 결합은 선례가 거의 없다보니 첫걸음부터 쉽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면세점은 제품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사회적경제기업이 진출하기 쉽지 않은 곳이다.


세계적으로 내노라하는 명품 브랜드 등 일반 시장에서도 상품 경쟁력을 인정받은 곳들조차도 입점이 어렵다. 입점이 곧 매출로 직결되기에 경쟁률도 치열하고 입점 기준도 까다롭기 때문이다.


오 처장은 “그 자리에 샤넬 같은 명품 브랜드가 입점하면 월 10억 매출을 올릴 수 있는데, 시장 경쟁력이 검증되지 않은 사회적경제기업 입점에 따른 매출 하락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라고 당시의 어려웠던 상황을 설명했다.


"면세사업의 경우 기존에는 프로젝트를 위한 수익사업으로 작동되는 구조였기에 당연한 반응이었어요. 하지만 샤넬 같은 브랜드가 내는 3억 매출과 공익을 위해 운영되는 사회적경제기업이 내는 1,500만원의 가치를 비교했을 때 궁극적으로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면세점에서 어떤 게 더 사회적 가치가 큰지, 이제 다른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내부를 설득했어요. 수익을 창출하는 기능보다는 공공기관으로서 해야 할

사회적 기능들이 더 많다고 본 거죠.”


최근 사회적 가치가 중요해지면서 오 처장은 내부 경영 평가 지표에 이런 부분을 지표화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JDC 내부 사정에 더해 외부 환경도 녹록지 않았다. 입점 기업을 찾는 과정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몇천 개에 이르는 사회적경제기업을 직접 살펴봤어요.

그런데 면세점 입점이 가능하면서도 제품 경쟁력을 가진 곳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어요.

그중에서도 자체 숍을 가지고 단독 매장을 운영할 수 있는 곳으로 확정한 곳이 모어댄 컨티뉴였죠.”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8월 모어댄 컨티뉴 입점은 이뤄졌지만 다른 입점 기업을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


제주지역 상권과의 상생을 고려해 제주를 제외한 곳의 브랜드를 찾아야 했다.

여러 곳에 문을 두드렸지만, 경영평가 점수 사냥꾼으로 오인까지 받아야 했다. 그렇게 마지막 희망을 걸고 찾은 곳이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였다. 논의를 시작한 지 20일 만에 센터가 주최하는 면세점 입점 설명회에 참여하면서 기업 찾기에 본격 나섰다.

그렇게 설명회를 통해 맺어진 인연이 사회적경제기업 제품 공동 브랜드 ‘이치’였다.


JDC면세점은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주최하는 면세점 입점 설명회에 참여했다../사진=JDC면세점

 

“작은 규모의 기업들이 우리와 직접 사업을 하긴 어려우니 공동 브랜드 ‘이치’를 만든 거죠. 센터가 왼쪽에서, 우리(JDC)가 오른쪽에서 이치를 측면 지원했습니다.”


그렇게 주변의 질타와 힘든 과정을 거쳐서야 사회적경제 시범 매장이 확보됐다.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주최하는 면세점 입점 설명회에 참여하면서 맺어진 인연이 사회적경제기업 제품 공동 브랜드 ‘이치’였다./사진=JDC면세점


“정글에서 살아남도록

기업들 경쟁력 길러주는 게 우리 역할”

 

“면세점에 입점하면 매장 주변의 쟁쟁한 유명 제품들과 경쟁하게 돼요. 시간이 정말 오래 걸릴 거예요.

10년이 걸릴 수도 있어요.

대신 이런 브랜드와 경쟁해 대등한 수준이 되면 세상이 뒤집어져도, 백화점 등 다른 곳에 들어가서도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어요.

해외 면세점에서도 명품이 될 수 있고요. 그 토대를 만들어 주는 게 우리의 역할입니다.

다만 여기서 살아남는 건 기업들의 몫입니다.”


오 처장은 JDC면세점이 사회적경제를 돕는 방식을 ‘정글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는 것’이라 강조한다. 판매 기술, 디자인, 구매 프로세스, 판매 현장 관리, 최신 트랜드 등 오랜 기간 명품 브랜드를 다루며 익힌 노하우를 전수한다.


JDC면세점은 입점 사회적경제기업에 명품 브랜드를 다루며 익힌 노하우를 전수한다./사진=JDC면세점


그는 “모어댄이 1년 연평균 매출 10억을 기대한다는 건 굉장히 큰 의미”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거라 면세점에서는 독립해서 나가도 된다”고 말했다. 제2, 제3의 모어댄이 탄생할 수 있도록 사회적경제매장 내 다양한 제품군이 들어오고 JDC면세점이 다시 그들을 돕는 것이 오 처장의 구상이다. JDC면세점의 최종 목표는 입점한 기업들을 빨리 내보내는 것이다.


온라인으로 판로 확장 계획,

사회적경제와 더 많은 협력 기대해


JDC면세점은 향후 더 많은 사회적경제와의 협업을 고민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한국공항공사와 제주 면세점 공간 확대를 협의 중이며, 향후 사회적경제 매장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올해 안에 온라인으로 판로를 확장하는 방안도 계획 중이다.

“면세점 전체 규모가 크지 않아 더 많은 사회적경제기업을 위한 공간을 무한정 늘릴 수는 없어요.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 확장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은 입점 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어 사회적경제기업에는 오히려 부담이 덜할 수 있어요. 그렇게 되면 공간의 한계에서 오는 추가 브랜드의 제한이 완벽하게 사라지는 구조가 될 거라 봅니다.”


오 영업처장은 앞으로도 사회적경제와 함께 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터뷰 말미 오 처장은 파트너로서 사회적경제에 대한 아낌없는 제언도 했다.


“JDC의 사회적 가치는 ‘실질적 시장경쟁력 확보’와 ‘진정성’입니다.

이 두 가지를 지키기 위해 우리도 노력하겠지만 명품에 준하는 사회적경제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결국 기업 스스로의 결단과 노력이 제일 중요합니다.”



글. 조보영/라현윤(이로운넷 기자)


출처: 세모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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