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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기업

“난 간식 먹으며 살 뺀다” .. 즐거운 다이어트 안내 어플 ‘알리버(Alliver)’
2019-05-21 조회 879 댓글 0

삶은 달걀을 먹자 입술이 부풀어 올랐다. 애들이 ‘오리 같다’며 놀려댔다. 편식한다는 선생님의 불호령에 급식 때 나온 계란을 억지로 먹었더니 목 부위가 가려워 견디기 힘들었다. 하도 긁어대 피가 난 상태로 집에 돌아가기 일쑤였다. 병원을 찾으니 계란 알레르기라고 했다. 그날 이후 어머니는 깨알같이 적힌 식품 성분표를 읽느라 장 보는 시간이 평소보다 3배 이상 걸렸다.


초등학교 6학년이 되던 해 언제 그랬냐는 듯 이런 현상이 사라졌다. 그때부터 한을 풀듯이 먹고 싶었던 빵과 과자를 맘껏 먹었다. 체중 78kg. 고교시절 유나희 알리버2017대표의 몸무게다. 그는 그때 단군신화가 떠올랐다고 했다.


"곰이 마늘과 쑥만 먹고 사람이 됐듯이 난 오이와 계란만 먹고 다시 태어나리라."


유나희 알리버 2017 대표. 그는 식품알레르기와 고도비만으로 고생했던 경험을 살려 사용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앱을 만들어가고 있다.


불과 3달 만에 25kg 감량에 성공했지만 단기간 다이어트는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머리카락이 숭숭 빠지고 면역력이 약해져 몸 상태가 전반적으로 나빠졌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텔레비전 시사 프로그램에서 식품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영유아 뉴스를 봤다.


"20년의 세월이 흘렀는데 변한 게 없네. 왜 식품 알레르기 아동에 대한 처우는 제자리걸음이지?"


그는 ‘너무 화가 났다’고 했다. 창업을 꿈꿔왔던 터라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해보겠다며 팔을 걷어붙이고 2017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도전장을 냈다.

내 몸에 딱 맞는 일대일 맞춤 식품 추천

알리버2017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래형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IT회사다. 첫 서비스로 지난 3월 개인 맞춤형 식품을 추천해주는 어플 알리버를 오픈했다. 석 달도 안 된 5월 현재 3만 명이 다운로드했다. 이탈률은 5% 미만이다. 한번 이용한 고객은 꾸준히 사용한다는 이야기다.


알리버는 가공식품에 함유된 식품첨가물과 영양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현재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가공식품의 70~80%에 이르는 5만여 품목의 정보가 수록돼 있다.

알리버의 다양한 서비스들. 몸에 해로운 첨가물 차단 기능부터 영양 성분 분석, 운동법과 식품 추천까지 망라되어 있다.

 

"식품회사들이 과대광고를 많이 합니다. ‘무첨가’·‘무방부제’ 타이틀을 내걸지만 알고리즘으로 걸러낸 결과를 보면 이를 교묘하게 피하면서 다른 쪽으로 안 좋은 성분이 들어간 경우가 많았어요. "

- 유나희 알리버2017 대표

알리버는 개인이 작성한 프로필 정보를 기반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키·나이·몸무게·활동량 등 기본 정보를 입력하면 일일 권장 칼로리가 계산돼 나온다. 세부항목으로 차단하고 싶은 식품 성분을 선택할 수도 있다.


"암·천식과 알레르기·임산부·영유아 등 4개 카테고리 안에서 차단하고 싶은 분야를 선택할 수 있어요. 이 정보는 해외 공인된 기관의 연구 자료를 토대로 작성했습니다."


알리버는 앱을 켜고 직접 검색해도 되지만 포장지의 바코드에 갖다만 대도 스캔해 차단 성분 유무를 바로 알려준다. 만일 자신이 선택한 식품에 차단 성분이 없으면 해롭지 않다는 Good 사인이 뜬다. 이와 동시에 다양한 추천 식품이 제공된다.

식품포장지에 찍힌 바코드에 알리버 앱을 갖다대자 사용자가 프로필에 작성한, 피하고 싶은 성분이 없다는 표시가 화면에 떴다.


서울 아산병원 소아 청소년과 홍수종 교수팀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 초등학생 식품알레르기 유병률은 20년간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 대표는 “미국에선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아동들만 따로 모아 급식을 할 수 있도록 주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고, 일본의 마츠모토시에서는 식품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을 위한 도시락 배달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지만 국내엔 이렇다 할 서비스가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 닭 가슴살·야채 말고도 먹을 거 많아요.” ... 즐거운 다이어트 세계

영유아 알레르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알리버는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분석하면서 더 큰 시장을 발견했다. 바로 다이어트 시장이다.


정영덕 알리버2017 이사는 개발자이자 헬스 트레이너다. 그는 유 대표를 만나 함께 일하면서 세상에는 맛있으면서도 건강한 식품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운동을 오래 한 분일수록 식사는 닭가슴살과 야채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운동은 프로처럼 하면서 먹는 건 70~80년대에 머물러 있는 셈이죠. 이 때문에 힘들어 중도에 포기하는 분들이 많아요. 알리버는 간식을 포함해 다양한 음식을 먹으면서 건강도 지키고 다이어트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정영덕 알리버2017 이사


알리버는 살을 찌우거나 많이 먹으면 몸에 해로운 성분인 당과 나트륨, 지방의 함량을 적(높음)·황(중간)·녹(낮음)과 같은 신호등의 형태로 보여준다. 개인마다 권장량이 다르기 때문에 신호등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당,나트륨,지방 함량을 신호등의 색깔로 표기해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돼 있다. 사용자에 맞는 유사 식품군도 자동 추천된다.


자신이 먹은 식단을 기록하면 칼로리를 자동 계산해 권장량을 초과했다면 그만큼의 칼로리를 태울 수 있는 다양한 운동법도 추천해준다.


"다이어트를 하시는 분은 식단을 어기면 죄책감에 빠집니다. 어떤 분은 일주일 동안 안 먹고 잘 버텨냈으니 손등에 ‘참 잘했어요’ 도장을 찍어달라는 분도 있어요. 먹고 싶은 걸 참았으니 보상받고 싶은 거죠. 알리버는 무조건 먹지 말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대체식품을 알려주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덜 받고 다이어트를 할 수 있어요."


열량 초과분만큼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는 운동을 소개해주는 화면


최근에는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카페나 프랜차이즈점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영양 정보도 제공해준다. 유 대표는 “직장에서 다이어트를 하다 보면 왕따 당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동료들과 밥을 같이 먹으며 어울려야 하는데 혼자 도시락을 싸갖고 다니다 보니 주변에서 불편해합니다. 밥 같이 먹자고 하면 방해될 것 같아 배제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서비스는 무료... 커머스 수수료가 수익모델


알리버 2017은 아직 수익모델이 없다. 서비스가 무료이기 때문이다. 서비스가 자리 잡으면 추천 식품이 구매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구조화해서 식품회사로부터 수수료를 받을 계획이다.

알리버 2017은 초창기 수작업으로 일일이 데이터를 입력하던 것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머신러닝을 활용해 업무 효율을 높여가고 있다.

현재의 운영자금은 알리버의 사회적 가치와 성공 가능성을 보고 자금을 댄 투자사 2곳과 정부 지원금, 그리고 유 대표가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받은 대출금으로 운영하고 있다.


주 이용자들은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고 혼자 사는 젊은 여성이 많다. 유 대표는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24살 미만의 여성들 사이에 식품 알레르기가 꽤 많다는 걸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알리버는 현재 '알리버와 50인의 유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자신이 추천 또는 섭취한 식품이나 레시피를 공유하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하트를 얻거나 팔로우가 생기면 맛있는 건강 간식을 배달해준다. 이벤트는 매달 진행될 예정이다.

알리버는 매달 건강 간식을 배달하는 이벤트를 진행해 유저 확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성장’ 과 ‘사회적 가치’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

알리버2017은 예비사회적기업이다. 하지만 처음엔 이 길을 계속 가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IT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들은 투자를 받아야 빨리 성장할 수 있는데 많은 벤처캐피털 투자자가 사회적기업이라 하면 꺼려했어요. 정관상 2/3를 사회 목적 사업에 재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돈이 안 된다고 생각해 관심을 보이다가도 물러서는 곳이 많았습니다."

알리버2017은 VC 투자사인 신한퓨처랩과 로아인벤션 등 2곳에서 투자를 유치했다.


유 대표는 투자를 받기 위해 예비사회적기업이란 타이틀을 벗어야 하나 고민했지만 동료들과 논의한 끝에 초심을 버리지 말자고 했고 그런 뜻에서 회사명에도 창업한 해인 2017이란 숫자를 고집하고 있다. 그는 "사회적가치를 추구하면서도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식품계의 암행어사 ...국민 앱 되고파”

알리버(Alliver)라는 이름에는 다양한 의미가 담겨 있다. 우선 Allergy Saver(알레르기로부터 지켜준다)라는 의미와 성공하고 싶은 마음에 중국의 알리바바와 한국의 네이버를 합성해 알리버라 지었다.


“장 보러 갈 때 알리버 켜야지? 이런 대중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길 바라요.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과대광고를 제대로 걸러내는 식품업계의 암행어사랄까요? 건강식이나 다이어트를 하고 싶을 때 한 번쯤 찾아보고 검색해보는 국민 앱이 되고 싶습니다."


알리버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따라 계속 진화하는 식품업계의 발걸음을 따라잡기 위해 최신 정보들이 계속 업데이트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밖에 전문 영양사가 없어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소규모 어린이집을 위해 성남시 급식관리지원센터의 의뢰를 받아 효율적인 업무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알리버 2107과 함께 하는 사람들. 유나희 대표/강소옥 개발자/문경환 매니저/정영덕 이사 (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방향)


유 대표는 자신이 “운 좋은 사람 같다”면서 “뜻이 맞는 팀원들과 함께 같은 길을 걸어가는 것이 가슴 벅차다”고 말했다. 함께 걸어가는 길이란 무엇일까.


"광고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제품 가운데는 품질이 우수한 숨겨진 보석이 많아요. 어플을 통해 그런 작은 기업들이 많이 알려져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 강소옥 알리버2017 서브개발자


"요즘 페북이나 인스타를 많이 하는데 다이어트 약 광고가 많아요. 전(Before) 후(After) 사진만 달랑 나오는데 조회 수도 엄청 높아요. 젊은 층들이 헛돈 쓰고 몸에 해로운 방식이 아니라 건강한 방법으로 다이어트하는 앱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 문경환 알리버2017 프로젝트 매니저



글. 백선기( 이로운넷 책임 에디터)

사진. 이우기 (사진가)


출처: 세모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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