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 검색창 열기

착한기업

차별 없는 온라인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
2019-01-16 조회 745 댓글 0


모두에게 편리한 정보화 세상을 만드는 

사회적기업 '웹와치주식회사'



클릭 한 번으로 세상을 향한 문이 열리는 시대.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지만 누구에게나 그 문이 열린 건 아니다. 볼 수 없다면 들을 수 없다면 또는 마음대로 마우스를 움직일 수 없다면 세상을 향한 문은 반쯤 열렸거나 굳게 닫힌 거나 다름없다.


웹와치주식회사(이하 웹와치)는 온라인에서 장애인이나 고령자 등 정보 약자들이 보다 쉽게 웹이나 앱에 접근할 수 있도록 힘쓰는 사회적기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정한 국가공인 웹 접근성 품질인증 기관으로 매년 1000여 개 사이트를 점검하고 인증 마크를 부여한다. 웹 접근성을 높인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웹와치의 로고에는 손바닥 이미지가 형상화돼 있다. 

손은 교류의 상징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나누고 교류하며 어울린다는 뜻을 담고 있다. 



장애인도 고령자도 홈페이지 쉽게 이용


시각장애인들은 볼 수가 없기 때문에 음성으로 텍스트가 제공돼야 합니다. 구조적인 면에서도 규칙성을 유지해 혼란을 줄여야 하고요. 청각장애인들을 위해선 음성신호들이 문자 신호로 표시돼야 합니다. 마우스 작동이 힘든 상지장애인(어깨에서 손에 이르는 부분의 장애)이라면 키보드만으로도 작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현돼야 하지요. 


-이범재 웹와치 대표-




심사는 웹 접근성 국가 표준인 KWCAG2.1을 기준으로 진행되면 현재 24개 항목별로 95% 이상을 받아야 인증 마크를 받을 수 있다. 신기술의 발달로 웹 환경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인증 마크 유효기간은 1년이다.



인증심사는 크게 웹과 앱으로 나뉜다. 서울 영등포로 에이블허브 6층에 자리잡은 웹와치 사무실.



중앙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은 물론 심사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은행·카드사·보험·증권사 대다수가 웹와치에 인증을 요청하고 있다. 이 밖에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정보접근성 진단솔루션과 컨설팅을 포함해 날로 늘어나고 있는 모바일앱에 대해서도 인증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웹와치의 웹 접근성 향상 노력은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보가 곧 ‘자산’인 사회... 

기회균등과 장애 극복 기여



웹와치는 한국장애인인권포럼 산하의 사업단에서 출발했다. 2007년 국내 최초로 1000여 개 주요 사이트를 선정해 장애인들의 웹 접근성 실태를 조사했다. 이후 4차례 매년 우수 사이트를 선정해 자체 인증 마크를 부여했다.



이범재 대표는 “10년 전에는 우수 사이트를 10여 개 선발하기도 힘들었지만 지금은 매년 2000여 곳이 웹 접근성 인증 마크를 받는다"라고 전했다. 현재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모든 사업자는 웹 접근성을 준수해야 한다.



이범재 웹와치 대표



웹 접근성 국가 인증 제도는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걸로 압니다. 다른 국가들은 자율에 맡깁니다. 웹이 탄생한 서구에선 정보를 공유하는 기능에 주안점을 두었기 때문에 보다 많은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단순하게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선 홍보와 마케팅 기능이 더해지면서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복잡해 장애인들의 접근성이 떨어진 사례가 많았습니다.




2007년 장애인 차별 금지법이 제정되고 정보통신 분야에서도 차별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국가 차원의 로드맵이 제시되면서 웹와치는 인증심사가 사업모델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사업단을 주식회사의 형태로 전환했다.


정보가 곧 돈이고 자산이 되는 사회에서 정보통신기기와 서비스에 대한 기회균등은 장애인들의 사회참여를 높였다. 정보 접근의 기회 확대로 소외감을 해소하고 교육과 의료·복지 서비스 등의 혜택을 통해 삶의 질이 높아졌다.


이같은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아 웹와치는 주식회사 설립 6개월 만인 2010년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고 2016년에는 국무총리 표창도 받았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려 일하는 회사



웹와치 구성원의 약 절반은 장애인이다. 임직원 32명 가운데 13명이 시각·청각·지체 장애인이다. 대부분 IT로 무장한 전문 인력이다. 웹 접근성 심사는 웹사이트의 소스를 검토하는 전문가 심사와 사용자 심사로 나뉜다.



이범재 대표가 웹접근성 심사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일반인은 외견상 어떤 사이트가 웹 접근성이 우수한지 알 수 없다. 겉으로 보기엔 구별이 어렵기 때문이다. 직접 사용하면서 느끼는 불편함은 장애인만이 정확히 잡아낼 수 있다. 


이 점에서 사용자 심사위원의 역할이 중요해졌고 이는 장애인의 특성을 살린 고유한 일자리 창출로 이어졌다. 웹와치에는 현재 전문가 심사위원 15명과 사용자 심사위원 6명이 포진돼 있다. 전체 심사위원 가운데 장애인 직원은 10명이다.


웹와치 사용자 심사위원은 전문 심사위원 못지않은 능력을 갖춘 분들입니다. 다만 학력제한 때문에 전문가 심사위원이 되지 못한 분들입니다. 아시다시피 신체적 장애 때문에 대학과정을 마치지 못한 분들이 있어요. 이분들은 사이버대학 진학을 통해 학과를 이수하도록 권장하고 있고 올해만도 3명의 직원이 졸업예정이어서 전문 심사위원으로 승격될 전망입니다.


-심상득 웹와치 이사-






“시각장애인이다 보니 제가 가진 기술로 취업이 어려웠어요. 이런 분야에 일자리가 생겨 직장도 얻고 여기서 아내를 만나 결혼도 하고 아빠가 됐지요. 제겐 고마운 회사입니다.” (장도현 책임연구원)



“전에 일하던 직장에서는 일반인들의 속도를 따라가기가 힘들었어요. 이곳에선 비장애인보다 제가 더 잘하는 것도 있어 열등감도 느끼지 않고 제가 컨설팅한 앱을 보고 사용자들이 좋아하니 보람도 있습니다.” (신승엽 책임연구원)





웹 접근성을 넘어 사회 각 분야로 진출 꿈꿔



웹와치는 이제 단순한 웹 접근성 분야를 뛰어넘어 사회 각 분야로의 진출을 꿈꾸고 있다. 이 대표는 “웹와치의 핵심 역량은 장애와 사회가 만나는 다양한                                                                                                                                                                                                                                                                                                                                                                                                               지점에서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더 나아가 모두에게 유익한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치 장애인과 IT와의 접점에서 웹와치란 기업이 탄생했듯이 장애인과 교육, 장애인과 주거 문제에서도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으리란 전망이다.



웹와치는 임·직원 32명 가운데 절반 가량이 장애인이다.




“장애인은 어떤 면에서 노인과도 비슷합니다. 장애인에게 편안한 주택은 곧 노인들에게도 살기 좋은 환경이 되는 것이죠. 이 분야에 전문성을 갖게 된다면 시장이 꽤 커질 수 있습니다. 지속 가능성을 바탕으로 고용을 하고 돈을 벌고 사회적 임팩트를 창출할 수 있겠지요. ”




웹와치는 그 첫 번째 만남을 주택으로 정했다. 유니버설하우징협동조합을 만들어 서울시가 지원하는 소형 주택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소형 주택들은 너무 낙후돼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건축법을 많이 완화해줍니다. 그래서 아파트보다 장애인이나 노인들의 접근성이 많이 떨어집니다. 저희는 이곳을 장애를 가졌거나 노인들도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화장실에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 확보, 슬라이딩 도어 설치, 문턱 없애기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유니버설하우징협동조합은 시행전문가와 설계사 ·회계사·재활의학과의사 등이 주축이 된 공급자 협동조합으로 웹와치는 기관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서울 강서구 화곡동과 강북구 수유동 2개 지역의 소형 주택 개발사업자로 선정돼 모두를 위한 주택을 선보일 예정이다.




웹와치는 사무실 건물을 리모델링하면서 휠체어가 들어가고 회전할 수 있도록 화장실 공간을 넓혔다



사회적기업가 자녀들에게 장학금 지원


웹와치는 지난해 장애인 맞춤훈련 취업사업을 진행했다. 장애인 일자리가 단순 노동직에서 벗어나 전문직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다.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그래도 2018년 12월말 현재 IT분야에 5명, 회계분야 2명, 기획분야 2명 등 총 9명의 교육생이 취업에 성공했다.


“장애인 고용은 어려운 과제입니다. 저희로선 도전을 해본 거죠. 교육을 통해 능력이 향상되고 취업에 이르는 걸 보면 보람을 느낍니다. 사실 그 기쁨이 큽니다.”


지난해부터는 사회적기업 종사자 자녀들에게 장학금도 수여하고 있다.




“인증 마크는 온라인뿐 아니라 문서로도 보내줘야 합니다. 약 5000원의 비용이 듭니다. 고객분들 가운데는 문서를 원치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로 인해 절약된 비용에 같은 액수를 매칭해 700만 원을 모아 장학기금을 마련했어요. 저희가 냈지만 실은 고객들이 반절 낸 것이죠.”



회의실에 빼곡히 장식된 각종 상장과 증서들은 웹와치가 혁신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해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려는데 한쪽 벽에 세워진 상장이 눈에 띄었다. 여성가족부가 선정한 가족친화기업 증서다. 현재 웹와치에는 기혼여성 2명과 남성 등 3명이 육아휴직 중이고 1명은 올해 3월 자녀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돌봄에 공백이 생겨 휴직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전체 직원의 10%가 넘는 수치다.


출산을 3개월 앞둔 시점에는 단축근무를 허용한다. 그렇다고 급여가 깎이는 것은 아니다. 이 대표에게 물었다. 회사 입장에서 부담이 되는 건 아닌지.. 그의 답변은 이랬다.



부담이 되기야 하지요. 하지만 인간이 누려야 할 권리라고 생각해요. 회사는 그걸 견뎌내야 하고요.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일하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요.




글. 백선기 (이로운넷 책임에디터)

사진. 이우기 (사진가)



출처: 사회적경제 세모편지

카카오톡으로 카카오스토리 블로그 네이버밴드 페이스북으로 스크랩 트위터로 스크랩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