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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성장하는 '와플 프랜차이즈' 어때요?
2019-01-22 조회 819 댓글 0

[인터뷰] 나미경 베러댄와플 이사

함께 성장하는 '와플 프랜차이즈' 어때요?





초겨울의 어느 날, 여의도에 위치한 <베러댄와플> 사무국을 찾았다.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가맹점 유치를 위해 본사 사무실을 멋지게 차려놓는 데 비해 소박한 느낌이 들었다. 도착해 가방을 내려놓자마자 갓 내린 따끈한 커피 한 잔을 받아들고 나미경 베러댄와플 이사와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미경 이사는 동업, 창업을 민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사진=도란>




 경력단절 여성들의 고군분투 협동조합 설립기 




베러댄와플의 다양한 와플들,<사진=베러댄와플 협동조합>


베러댄와플은 벨기에의 리에주 지역에서 유래된 '리에주 와플(Liege waffle)'이 주 메뉴로 이스트와 펄슈가를 넣어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게 맛을 낸다.


전국에서 만날 수 있는 베러댄와플 매장은 총 110여개로 베러댄와플 브랜드 매장이 81개, 재료를 납품받아 운영하는 유통점이 30여개다. 현재 베러댄와플은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으로 운영되고 있다.


베러댄와플은 2015년 아이들의 공동육아를 위해 모인 경력단절 여성 5명의 의기투합으로 시작됐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낼 정도의 나이가 되지 않은 어린 아이를 둔 다섯 명의 엄마들이 함께 아이들을 키웠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다보니 서로의 꿈과 가치관이 많이 닮아있음을 느꼈다. 나미경 이사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상했다.



베러댄와플 매장 내부.<사진=베러댄와플 협동조합>


"처음에는 다들 화장기 없는 얼굴에 굽 없는 신발을 신고 아이들 돌보느라 모인 경력단절 엄마들이었어요. 그런데 이야기를 해보니 모두 몇 년 전까지 각자의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전문직여성인거에요. 그래픽 디자이너, 쥬스 회사 운영자, 교육 전문 사회복지사, 대기업 출신 마케터도 있었어요. 여건상 재능을 발휘할 수 없지만, 재기만 한다면 열정적으로 일할 준비가 돼있던 인재들이었죠."


이들은 각자 갖고 있는 재능을 발휘해 와플 카페를 창업하는 데 뜻을 모았다. 처음에는 와플 프랜차이즈 본사를 찾아가 창업 상담을 받았다. 하지만 본사를 통해 가맹점을 내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또한 모두 어린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라 매장에 일찍 출근하는 것도 어려웠다.


고민 끝에 이들은 직접 아이템을 개발하고, 각자의 경력을 살려 필요한 직무를 맡기로 했다. 대신 동업이라는 형태의 창업을 민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협동조합으로 설립하게 됐다.





와플 장인 만나러 삼만리, 지금은 모든 점주가 와플 장인 




박람회에 참가한 베러댄와플의 부스.<사진=베러댄와플 협동조합>


공동창업자 5명으로 협동조합 사무국의 구성은 어느 정도 갖췄으나 무엇보다 중요한 와플 전문가가 필요했다. 이들은 전국에 유명하다는 와플집을 모두 방문하며 실력 있는 와플 전문가를 찾아다녔다.


전국 곳곳에 안 가본 곳이 없었다. 와플반죽의 핵심기술을 갖고 있으면서 대량 유통기술을 갖고 있는 사람을 만나기는 하늘의 별 따기였다.

그러던 중 SNS에서 유명한 와플 매장을 방문한 날이었다. 그곳의 와플을 맛보는 순간 다섯 명 모두 '이 맛이다!'하고 감탄했다. 그곳의 와플 장인을 만나 대화를 나눠보니 공동창업자들과 결이 맞는 사람이었다.

"대화를 해보니 27년 동안 제빵 한 길만 걸으신 분이었고요. 유럽에서 제빵 사업도 해보신 분이라 대량 유통에 필요한 기술과 감각도 갖춘 분이셨어요. 평소에 봉사활동이나 재능기부도 많이 하고 계시더라고요. 사회적 경제에 대해 저희와 공유할 수 있는 분이어서 함께 하자고 제안을 했죠."


그렇게 와플 장인과의 협업이 시작됐고, 2015년 가을 분당 서현역 앞에 '뜰에봄 와플' 노점을 시작했다. 2016년에는 제조공장을 설립해 와플 생지 유통 기반을 마련했고, 그해 11월에는 와플 전문 브랜드 베러댄와플 1호점을 이대 앞에 오픈했다.



베러댄와플의 와플메뉴.<사진=베러댄와플 협동조합>


지금도 와플 장인과의 협업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제는 모든 브랜드 매장의 점주들이 메뉴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조합 본부와 매장들이 의견을 교류하는 카페에서 신메뉴 콘테스트가 상시 열린다.


점주들이 직접 신메뉴를 개발해 카페에 올려 콘테스트에 참여하고, 이중 투표를 통해 순위를 정한다. 높은 순위의 메뉴 중심으로 두 달에 한 번 정도 신메뉴 출시를 한다.


"점주들이 직접 메뉴를 개발하면서 의견을 적극 드러낼 수 있어요. 하지만 그대로 출시하기엔 여러 애로사항이 있으니 사무국에서 레시피를 손질하거나, 품질을 높여 출시할 수 있도록 연구 과정을 거칩니다."


베러댄와플 협동조합 사무국에서는 메뉴 R&D를 비롯해 디자인, 마케팅, 홍보 등을 진행한다. 사무국은 프랜차이즈의 본사 개념이지만 협동조합이기 때문에 점주의 의견을 적극 받아들이되 조합이 잘 운영되도록 가이드 역할을 맡아 한다.





  프랜차이즈와 협동조합은 어떻게 하나가 됐을까?  




베러댄와플은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세미나, 교육 등을 진행한다.<사진=베러댄와플 협동조합>


나 이사를 비롯한 공동창업자들은 본사의 수익이 커지면 대표나 경영진에 수익이 집중 되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 모두가 고루 배당을 받을 수 있는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의 구조에 매력을 느꼈다. 이는 기하급수적으로 가맹점을 늘리는 단기적 성과가 아닌 지속적 성장을 할 수 있는 베러댄와플의 밑거름이 됐다.


"사업을 시작할 무렵에는 프랜차이즈라는 프레임이 싫었습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으로 시작한다면 높은 마진을 추구하기 보다는 경영자와 점주들이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점주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운영할 수 있다고 확신했어요."


현재 베러댄와플에서는 브랜드 매장 점주 중 오랫동안 함께 성장하길 원하는 경우 조합원으로 동참할 수 있다. 조합원이 되려면 매장 운영을 최소 2년 이상 해야 하고, 가입원서를 낸 다음 투표를 거쳐 조합원으로 선출된다. 출자금은 최소 3백만 원에서 시작하며 나중에 반환받을 수도 있다.



<사진=베러댄와플 협동조합>


대신 조합원의 의무와 혜택을 동시에 얻게 된다. 조합원이 되면 1년에 한 번 배당을 받고 물품 단가도 일반 점주에 비해 낮게 제공받는다. 대신 조합원이 되려면 사무국에서 실시하는 교육과 회의에 항상 참여해야 하고, 규정을 어긴 사례가 없어야 한다. 이 조건에 대해 나 이사는 이렇게 설명한다.


"매장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교육과 회의에 참석한다는 건 매출과 시간의 일부를 포기한다는 뜻이죠. 그만큼 협동조합의 성장과 공유를 중시한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조합원은 평생 함께할 동료기 때문에 가치관의 결이 비슷하고 의견일치가 잘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현재 베러댄와플의 조합원은 81개 브랜드 매장 중 10개 매장의 점주와 이사장, 사무국 직원 일부다. 사무국의 직원들도 2년 이상 근무하면 투표를 통해 조합원이 될 수 있다. 나 이사는 2019년에는 조합원 수가 30명까지 늘어날 거라 예상하고 있다.





 사공 많은 배지만 넓은 바다로 갈 수 있다면



현재 베러댄와플의 조합원은 81개 브랜드 매장 중 10개 매장의 

점주와 이사장, 사무국 직원 일부다.<사진=베러댄와플 협동조합>


이처럼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의 틀을 갖춘 베러댄와플이지만 시작 단계에서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협동조합 본부와 점주가 같은 입장에서 의견을 내고, CEO 없이 운영된다는 협동조합의 특성에 주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을 설립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다들 비관적이었어요. 특히 점주들이 똑같은 목소리를 낸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들 했죠. 하지만 저와 공동창업자들은 공동육아를 경험했고, 사회적 경제에 익숙한 상태였어요.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지만 저희는 사공이 많아도 지휘를 잘 한다면 넓은 바다로 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우려 속에 시작한 베러댄와플은 사소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여전히 순항 중이다. 협동조합 본부와 점주가 하나의 목표를 갖고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에 의견 조율 과정이 매우 합리적이다.


조합원은 1년에 한 번 배당을 받기 때문에 자신의 매장 뿐만 아니라 기업 전체의 성장에도 관심을 갖는다. 프랜차이즈 기업이 갖고 있는 오너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에 도전하고 싶다면




나미경 이사는 베러댄와플과 같이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경험을 기반으로 굵직한 노하우를 설명했다.


첫 번째는 협동조합 본부의 모든 것을 낱낱이 공개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의 투명성이다.


두 번째는 사회적 경제에 대한 공감대이다. 이윤을 많이 가져가지 못하더라도 조합원이 함께 공유하고 성장하는 데 보람을 느낄 수 있어야 그 협동조합이 오래갈 수 있다.


세 번째는 일반 기업에 견주어 부족함이 없을 제품경쟁력이다. 협동조합끼리 경쟁은 의미가 없다. 본부 차원의 광고 없이도 매장들이 수익을 내려면 확실한 제품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더불어 나 이사는 의사소통에 뛰어난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모두가 의견을 낼 수 있는 협동조합이다 보니 의견의 취합과 조율에 능한 리더가 필요한 것이다.



<사진=베러댄와플 협동조합>


"지금 우리 조합에서는 이사장님이 퍼실리테이터 역할을 해주고 계세요. 좋은 취지로 모였다 해도 모두의 의견이 일치할 수는 없죠. 지금 이사장님은 투표로 선발되셨고, 직접 매장을 운영하셨기 때문에 점주들과 공감대 형성에 능한 편이세요. 소통에 탁월한 중재자가 없다면 협동조합은 갈등이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베러댄와플은 지난 2년간의 운영경험을 기반 삼아 사업자 협동조합에서 협동조합형 소셜프랜차이즈로 변화할 예정이다. 조합 본부의 기능을 향상시키고 적절한 비즈니스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새로운 프랜차이즈시스템 구축에 시동을 걸고 있다.


"더 나은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으로 변화하기 위해 컨설팅을 받고 있어요. 이럴 때일수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데요. 협동조합의 여러 특성을 고려해 현장에서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기관에서도 함께 고민하고 지원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베러댄와플 매장.<사진=베러댄와플 협동조합>


나미경 이사는 베러댄와플의 2019년 목표로 매출 활성화와 합리적인 의사결정 구조 개편 등을 꼽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큰 목표는 꿈을 향해 동행할 점주와 조합원을 만나는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숨겨둔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비범한 조직으로서 베러댄와플의 성장을 이끌겠다."는 나미경 이사의 포부를 들으니 이들의 유쾌한 미래가 자못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글. 도란 작가

사진. 도란 / 베러댄와플 협동조합 제공

출처: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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