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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칼럼-미즈이야기

[동대문이야기1] 24시간 영업. 어서 오세요의 주인공들
2015-08-02 조회 5,641 댓글 0

[동대문이야기 1]


어서 오세요?

동대문 지역의 쇼핑몰 지역에 위치한 굿모닝시티 건물로 이사온 지 딱 두달입니다.


사무실은 비좁고 답답한 느낌이지만, 주변환경은 젊은 친구들에게 좀 더 나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전 사무실이 있던 KT건물과 굿모닝시티 건물은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지번 주소지도 모두 을지로 6가이고, 걸어서 5~10분 거리입니다. 다만 KT가 있던 건물 주변은 오래된 인쇄골목이어서 좀 어둡고 아저씨들이 좋아하는 식당들이 대부분이고 주말엔 대부분 문을 닫아서 배달음식이나 편의점 음식으로 하루 세끼를 때우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이와 달리 굿모닝시티는 지하철 역과 바로 연결되어 있고, 주변에는 먹거리가 넘쳐나고 의류상가가 밀집된 곳이라서 볼 것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사무실서 일하다 배가 고파서 밖으로 나가면 새벽녘이라도 주변이 환합니다. 불꺼진 상가도 있지만, 24시간 문을 여는 식당이나 상가가 많아서 저도 이곳이 좋습니다.


토요일 새벽 두세시쯤 되는 시간, 혼자서 밖으로 나와 어슬렁거리며 걷습니다. 한번은 굿모닝시티 뒤편 골목으로 돌아서 밥먹을 식당을 찾기 위해 도로를 따라 걷다가 음료와 샌드위치를 판매하는 부스를 문득 쳐다보았는데, 열린 문 사이로 바닥에 앉아서 깊은 잠에 빠진 아줌마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마도 죙일 서서 일하다가 아픈 다리 때문에 벽에 기대어 있다가 졸린 상태에서 자기도 모르게 바닥에 그대로 푹 주저 앉은 건 아닌가 싶기도 한, 그 자세로 벽을 기대어 다리를 쭉 뻗은 상태로 잠이 들어 있었습니다. 더운 열기처럼 훅 짠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동대문 상가 근처에는 KT건물에 있을 때부터 다니던 포장마차가 있습니다. 여긴 라면도 맛있고 무엇보다 함께 주는 김치가 맛있어서 근처를 지날 즈음에 배가 고프면 혼자 앉아서 음식을 시켜먹기도 했는데 이사한 후 늦은 밤에 한번 두 번 가다보니 이젠 단골이 되었습니다. 주인도 바뀐 것 같고 언제부터였는 지 모르겠지만 일반 식당보다 판매하는 음식 가짓수가 더 많습니다. 아줌마 둘이서 함께 일하는 데, 한분은 손님을 불러들이고 주문받고 계산합니다. 다른 분은 안에서 온갖 음식을 척척 만들어 냅니다. 혼자서 애쓰는 게 아니라서 두사람인지라 확실히 덜 힘들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네 두사람 모두 한국 사람들은 아닙니다. 동대문 주변 상가, 그곳이 식당이든 조그만 부스이든 포장마차든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외모만으로는 구분이 안가지만 말투가 다릅니다. 되려 제가 의류상가를 지나치다가 맘에 든 옷이 있어서 서서 구경하고 있으면 주인장들이 중국어로 말을 걸어서 놀라곤 했습니다. 내 생김새가 중국사람 같아 보이나 싶었는데, 말을 안하고 있어서 외국사람인 줄 안다는 겁니다.


굿모닝시티 옆 대로변으로 나 있는 문으로 나가면 맞은 편은 음식점 가게 카페 등이 줄지어 늘어 서 있습니다. 문 맞은편 조금 비낀 곳에도 분식집이 있습니다. 음식가짓수도 많고 손님도 끊이지 않아서 종업원이 서너명은 되는 듯 합니다. 여기도 모두 외국인 모양입니다. 정말로 성실하게 일하는데 항상 피곤해 보입니다. 그 옆에 있는 편의점에서 일하는 아가씨도 외국인입니다. 그 밑으로 북촌만두와 오설록 프랜차이즈가 있는데 여기서 일하는 분들은 모두 한국사람들입니다만, 그 위쪽으로 올라가서 꺽어지면 늘어서 있는 화장품가게나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거의 외국 사람들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외국인이란 중국사람인지 조선적인 지 .. 이런 구분을 제가 못해서 하는 말입니다만, 그냥 느낌입니다만 모두 똑똑해보이고 남의 나라라곤 하지만 모두 열심이구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들곤 합니다.


먼 타국땅에서 밤을 낮삼아 일하는 이들의 꿈은 무엇인 지...알 도리가 없습니다만, 묘하게 외국나가서 고생하는 가족이라도 있는 것처럼 애틋한 마음이 들곤 합니다. 모두 고생이구나 이런 느낌입니다. 네, 아마도 모두 가족을 위하여 또는 먹고 살기 위하여 고단한 일상을 이어나가고 있을 겁니다.


이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 불편한 제가 좀 편해지고 싶은 그런 이기심 때문은 아닌가 하는 그런 복잡한 생각도 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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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pcon 2015-08-03 18:12
    동대문이 이젠 정말 글로벌한 동네인 것 같더라구요...중국 관광객도 엄청 많고 외국사람들도 무지 많은 듯...그래도 동네문은 새벽에도 사람들이 북적북적해서 재밌는 곳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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